인생의 황금기가 언제였는가를 물으면,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나에게 황금기가 있었나 생각하기도 한다. 아브라함의 인생에서 황금기는 언제였을까?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 왔을 때가 최고의 황금기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평생의 소원이던 자녀도 있고, 아픈 손가락이던 이스마엘도 장성해서 나름 세상에서 잘 살고 있고, 사라와의 다툼도 없는 평화로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 간 때는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를 누이라 했던 때로 부터 삼사년 정도 지났을 때 였다. 이 기간은 아브라함에게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다. 이삭의 출생과 물질의 풍성함 뿐만 아니라 아비멜렉이 찾아 와서 서로 화평하자고 할 만큼 주변에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예전의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에게 어떤 위협의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랄 왕 아비멜렉도 경계해야 하는 존재가 되었고, 심지어 아비멜렉을 책망할 수 있는 상태까지 되었다.
당시 아비멜렉은 왜 아브라함을 찾아가서 화평을 요구한 것일까?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사이에 비록 종들간의 다툼은 있었지만, 아브라함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브라함이 과연 믿을만한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선지자이고 하나님이 늘 함께 하신다는 것은 알지만, 아브라함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아비멜렉과의 걸림돌이었던 우물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아비멜렉과 서로 언약을 맺는다. 암양 새끼를 주어 우물을 판 증거로 삼고,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하고 에셀 나무를 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34절에서 말하는 것 처럼, 지금의 시간을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러하듯 그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그 땅에서 이삭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여러 날을 지내고 싶어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이런 인생의 황금기 같은 시간을 맞이하게 하신 것일까? 아브라함이 누리고 있는 인생의 행복보다, 아브라함에게 가장 소중한 이삭을 보고 기뻐함 보다도,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브라함의 온전한 믿음을 보고 싶으셨기 때문이다.
이전의 아브라함은 하나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을 향한 아브라함의 믿음은 동일하다. 그러나 변한 것은 그에게 사랑하는 독자 이삭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인생의 황금기에 있을 때, 아브라함을 시험하기 위해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여호와께 번제로 드리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가 하나님 보다 이삭을 더 사랑할 수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아브라함 처럼 이 땅에서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늘 기대하고 소망한다. 하나님도 우리가 이 땅에서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그러나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할 때 항상 시험이 찾아온다.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할 대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인생의 황금기는 언제일까? 오직 주님 만을 바라볼 때다.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평안하다면, 그 때가 바로 내 인생의 황금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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